
1945년, 해방의 순간은 단지 정치적 독립의 선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언어의 회복이었고, 이미지의 해방이었으며,
누군가는 이름을 되찾았고, 누군가는 침묵을 걷어냈다.
검열과 통제, 타자에 의해 억압받았던 목소리들이 비로소 제 모습을 찾기 시작한 시간.
그리고 그 회복의 서사 한가운데에는 말보다 먼저 시선을,
기록보다 먼저 상상을 그려낸 ‘만화’가 있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기획된 이번 전시 《아주 보통의 하루》는
그러한 검열과 침묵의 시대를 지나 다시 말할 수 있게 된 만화의 자취를 따라가며,
당시 한국 사회가 품었던 감정, 일상, 희망의 조각들을 되짚는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정치적인 서사를 넘어
학교에 가고, 가족과 식사를 하고, 친구와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
‘보통의 삶’에 주목하여 광복의 의미와 그 가치를 되새기고자 한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하루의 평온함은
그 시대, 평범함을 되찾기 위한 비범한 시간의 흔적 위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