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천만화대상

신인만화상 ‘요나단의 목소리’(정해나) 展

 <요나단의 목소리>(정해나 作)는 독립연재 플랫폼 딜리헙에서 담담하며 묵직하면서도 섬세하며, 통찰력 있는 대사로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크라우드 펀딩 대박을 치르며 단행본이 출판되었고 그 해 최고의 화제 작품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 5회 무지개 책갈피 퀴어 문학상을 수상했다.

 미션스쿨 기숙사를 배경으로 하며, 개신교 신앙을 가진 집안에서 자란 선우와 그를 바라보는 의영의 성장을 그린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섬세한 방식으로 청소년들의 순수한 마음 그리고 상실의 고통을 다루며,  기독교 신념이 담고 있는 천국, 지옥, 그리고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한 생각을 묘사하고 있다.

선우, 의영, 주영 다윗의 4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평생 거짓말이라곤 할 필요가 없었던 의영은 말하지 않는 것이 많은 룸메이트 선우에게 막연한 호기심을 느낀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선우는 대중음악은 ‘세상음악’이라고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룸메이트인 의영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고 작중에서 가장 편견이 없는 인물이다. 

그렇게 그들은 선우의 찬송가와 의영의 대중가요로 음악을 통해 교감하기 시작한다.

의영은 공부하고 채플에서 천사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선우를 바라보며 살아간다기보다 참아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의영은 처음 알게 된다. 

같은 공간 안에서 나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선우에게는 어떤일이 있었던 것일까?

작품은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애 뜻한 여운을 주는 전시를 마주하기를 바란다. 

해외작품상 ‘침묵공장’(테아 로즈망, 상드린 르벨) 展

2022 앙굴렘 국제 만화축제 청소년상 수상작으로 많은 이가 겪는 비극이지만 끝내 침묵하는 이야기, 성폭력. 침묵공장은 가장 처절한 사례인 아동 성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우화처럼 그려냈다. 

작품의 배경에는 아이들의 비명을 집어삼킬 목적으로 세운, 이른바 ‘침묵 공장’이 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유일한 존재, 마리아 선생님은 결국 침묵 공장을 폭파해서 세상에 진실이 드러난다.

작품에는 쌍둥이 남매 아르튀르와 오필리아가 등장한다. 둘 다 성폭력 희생자다. 성폭력 당한 뒤에 둘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통을 겪는다. 아르튀르는 몸에서 가시가 자라고, 오필리아는 자꾸 몸이 작아진다.

그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마리아 선생님이 있다. 그녀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데, 그녀 역시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자였고 그 충격이 신체 장애로 이어졌다. 

학교에는 침묵하는 아이들이 꽤 많다. 이들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유일한 존재는 마리아 선생님이다. 그녀는 결국 침묵 공장을 폭파해서 세상에 진실이 드러나게 한다.

침묵 공장 파괴로 비명으로 괴로워 하는 어른들은 아르튀르에게 도움을 요청해 해결책을 구한다.

그저 각자 생각을 말해보자고. 함께 피해자를 도울 방법을 생각해보고 침묵 말풍선에 각자 의견을 써보자고. 이렇게 하여 침묵공장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우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 일어나는 일들을 외면하며 침묵하며 살아보지 않았는지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 전시이다. 

과연 우리가 용기를 가지고 무엇을 마주해야하는지 작품을 통해 메세지를 깨닫고 마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