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면역체가 형성되지 않은 내 불치의 병.” (이미라 『인어공주를 위하여』)
“내가 다치면 넌 울지만, 네가 울면 난 마음이 다쳐.” (김진 『바람의 나라』)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신일숙 『아르미안의 네 딸들』)
기억나시는가. 누군가는 ‘오글오글’ 감성 과잉이라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30~50대 여성은 한때 이 글이 적힌 만화책 페이지에 눈물 콧물을 흩뿌리며 다가올 사랑과 운명을 상상하던 소녀였다. 지난 4일 경기도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기획전시실. ‘소녀, 순정을 그리다’ 전시장 한쪽에 적힌 이 글귀들을 발견한 30대 여성 두 명이 동시에 비명을 터뜨린다. “악, 나 중학교 때 저 대사 다이어리에 적어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