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만으로 표현된 목판화의 거칠고 투박하면서 담담한 그림'은 작가의 특징이다. 등장인물들이 학살의 순간에 느끼는 두려움과 고통을, 가족들이 느끼는 고통과 비극을 최대한 전달하고자 필요한 것만 담담하게 전하자 극과 그림을 최대한 억제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더 처절하게 와 박힌다. 다행히 그나마 누군가 기억하고 있었던 덕분에 세상에 알려지고 진상규명을 향한 물꼬가 트였다고 한다. 국가기관이 국민을 상대로 처참한 만행을 저질렀음에도 부끄러운 변명마저도 없이 묻혀버렸던 1950년 7월 그 날의 비극을 다양한 연령층이 알 수 있도록 쓴 이 만화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