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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1.09 조회수 108

1000회 ‘생활의 참견’ 휴재 들어간

김양수 작가 인터뷰

 

홍지민(서울신문 기자)

 

잡지에 과외일로 서투르게 연재하던 시절로부터는 20, 네이버 웹툰을 통해 전업 작가로 변신해 활화산 같은 인기를 얻은 지 10년 만이다. 생활툰의 대명사 ‘생활의 참견’이 잠시 독자 곁을 떠났다. 김양수(44) 작가가 얼마 전 1000회를 기점으로 더 이상의 참견을 멈춘한 것.

‘생활의 참견’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우리 주변의 에피소드를 편안한 그림체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피식피식 행복한 웃음을 짓게 만들던 공감형 웹툰이다. 네이버 웹툰으로는 ‘마음의 소리’에 버금가는 최장수 웹툰이었다. 1000회를 넘긴 웹툰은 ‘생활의 참견’ 외에 ‘마음의 소리’, ‘덴마’, ‘가우스 전자’, ‘하루 세 컷’까지 모두 다섯 편에 불과하다. 그래서 휴재가 더욱 아쉽기만 하다.

이렇듯 ‘생활의 참견’이 오랜 세월 기록을 세워올 수 있었던 까닭은 독자들과 함께 만든 작품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자신과 가족의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 친한 만화가들과 독자들에게도 소재를 얻어 작품을 그려왔다. 현재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는 그는 언젠가 시즌2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1000회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라는 이야기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매주 월요일 찾아올지도 모르는 허전함을 달래봤다.

 


 

어렸을 때부터 길창덕, 윤승운, 김수정 작가 등의 명랑만화 세례를 듬뿍 받았다. 특히 김수정 작가의 ‘오달자의 봄’이나 ‘날자! 고도리’ 같은 작품은 책이 헤질 정도로 즐겼다고 했다. 한 때 만화가를 꿈꾸기도 했으나, 만화는 우연히 그리게 됐다. 대학 졸업 뒤 페이퍼에 음악 담당 기자로 취직했는데, 우연히 다른 사람의 원고가 ‘펑크’나는 바람에 ‘카툰판타지-생활의 참견’을 선보일 기회를 잡았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동안 ‘투 잡’을 꾸렸으나, 최근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 “지난해부터 네이버에 일주일에 두 차례씩 연재하게 됐는데, 아이디어를 짜고 그림을 그릴 시간이 부족해 직장 생활을 병행하기가 버거웠어요. 10년 넘게 다닌 직장이라 모두들 평생 가족 같아서 고민 많이 했죠. 하지만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고 살아야 하고, 젊었을 때 도전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생활의 참견’ 외에도 ‘음악의 발견’, ‘시우는 행복해’ 등을 통해 에피소드 위주로 작품을 그려가고 있는 그는 장편에 대한 꿈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스토리도 두 개 정도 준비해 놨다고 했다. 하나는 어린 시절의 경험담, 또 다른 하나는 할리우드 액션물과 비슷한 이야기다. “‘생활의 참견’은 평생 그리고 싶어요. 하지만 만화가로서 장편에 대한 욕심도 많죠. 저는 도제식으로,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그림체나 연출 등에 대해 공부를 더 해야 합니다. 역량이 어느 정도 채워지는 시점에 장편을 선보일 것입니다. 기대해주세요.

 

Q. 연재 기간으로 따지면 ‘마음의 소리’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장기 연재였습니다. 돌연 휴재를 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요. 또 언제부터 휴재 하려고 마음먹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A. 돌연 휴재는 아니고, 예전부터 1000회까지 할 수 있다면 그쯤에서 시간을 좀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900회가 넘어서면서부터 제가 ‘생활의 참견’을 연재하는 게 아니라, ‘생활의 참견’에 내가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저 또한 작가로서 터닝 포인트를 줘야할 시기라는 판단에 시즌 1의 마무리를 결정했습니다.

 

Q. 전업 작가로서, 특히 한 작품에 매진해온 전업 작가로서, 팬덤이 있는 작품을 중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요.

A.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두려움을 떨쳐내고 새롭게 도전하지 않는 한 더 이상 한 사람의 작가로서 발전은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생활의 참견’은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다시 연재를 재개하고 싶습니다만, 일단 지금은 제게 주어진 시간은 모두 올인해 새로운 작품에 집중하고 도전해야할 시기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Q. 웹툰 연재로는 10년 만에, 문화정보지 페이퍼 연재까지 치면 거의 20년 만에 연재를 멈추게 되는 셈인데요. 아쉬운 점은 없는지요.

A. 오히려 그 오랜 세월 동안 ‘생활의 참견’을 꾸준히 사랑해주신 독자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천천히 작품을 처음부터 되돌아보았는데 그다지 재미가 없었던 편들에도 많이 웃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독자들의 댓글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아쉬워도 때론 용기를 내야할 시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Q. ‘생활의 참견’이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요.

A. 큰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고,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편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Q. 2009년 인터뷰 당시 독자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정도 목표 달성을 했다고 생각하는지요.

A. , 그 부분에 대해서 후회는 없습니다.

 


 

Q. 생활툰은 아무래도 소재 발굴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든 부분이었을 텐데 10년을 유지해온 비결은 무엇일까요.

A. 저 자신의 이야기만 가지고 연재를 했다면 10년을 연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변의 좋은 친구들, 그리고 독자 여러분의 사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활의 참견’은 오롯이 제 작품이라고 말하기보단 우리들 모두의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작가 입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를 꼽아주신다면.

A. 999. 결국은 마지막 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999회는 둘째 형과의 추억을 담은 에피소드다.)

 

Q.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응이 좋았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A. 역시나 999회인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개그 만화를 지향하며 작품을 연재해왔는데, 정작 독자 분들이 손꼽는 작품들은 슬픈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Q.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댓글을 보았을 때 행복했는지요.

A. 먼 해외에 있든, 아니면 같은 도시에서 살고 있든,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홀로 외로운 삶을 사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생활의 참견’을 보면서 위로받고 있다는 댓글이나 메일을 받을 때 저 또한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Q. 생활툰을 그리는 데 애로 사항은 없었을까요.

A. 생활툰은 거짓 이야기를 그리면 누구든 곧바로 알아챌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 아니면 설득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결국 제 생활을 가감 없이 드러내야 합니다. 그것이 작가가 아닌 한 명의 생활인으로서는 애로사항일 수 있습니다.

 

Q. 생활툰은 최근 들어서도 꾸준히 새로운 작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장르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A. 아무래도 공감대 형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만 혼자 느끼고 있었던 것 같은 이야기가 사실은 남들도 다 비슷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감 같은 것이 생활툰만이 가진 특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Q. 휴재 뒤 한 달이 넘었습니다.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마감해야하는 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적응이 안 됐는데 요즘은 쉬는 게 적응이 되어버렸고, 점점 더 잘 적응해가는 제 자신이 무섭기도 합니다. ^^; 하지만 저는 작가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므로 마냥 쉴 수는 없습니다. 현재 생활툰이 아닌 새로운 신작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신작에 대한 공부와 스토리 생각으로 보냅니다. 내년에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보물섬 세대로, 어릴 때 길창덕, 윤승운, 김수정 작가 등의 명랑만화 세례를 듬뿍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만화가가 꿈이었는지요.

A. 처음에는 소설가가 꿈이었고, 중학생 때 만화에 빠지면서 자연히 만화가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꿈은 몇 가지 이유로 좌절되고 말았지만요. 이후 만화가가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며 어른이 되었고,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좋아서 꾸준히 그려왔던 만화라는 취미가 우연찮은 기회와 맞물려 이렇게 만화가라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에 매우 기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이 큰 것 같기도 합니다.

 

Q. 10년 가까이 음악 기자를 하다가 ‘생활의 참견’을 네이버에 연재하게 되며 전업 만화가로 삶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A.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간간이 부업처럼 여기저기 만화를 그리다가, 네이버 웹툰에서 정식으로 연재를 할 기회가 왔을 때 저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 정도를 직장 생활과 연재를 병행했는데 물리적으로 너무나 힘들었고, 이래서는 양쪽 모두 망치고 말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용기를 냈고, 결론적으로 성공에 가까운 결실을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의 저 역시 그 때와 마찬가지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Q. ‘생활의 참견’은 두 자녀분들과 함께 성장한 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습니다. 자녀 분들은 아빠의 작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왔는지, 또 자녀분들은 요즘 어떤 웹툰을 좋아하는지요.

A. ‘생활의 참견’을 매우 좋아하고 응원해줍니다. 하지만 시우의 경우는 어느덧 6학년이고, 나름대로 자기만의 사회가 있기 때문에 시우에 대한 이야기를 그릴 때는 꼭 시우에게 미리 허락을 받는 편입니다.

시우는 지난해까지 ‘소녀 더 와일즈’나 ‘놓지마 정신줄’ 등을 열심히 본 것으로 아는데 요즘은 웹툰을 자주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시영이는 아직 8살이라 웹툰을 보지 않습니다.

 

Q. 네이버에 연재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웹툰 환경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피부로 느끼는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주변에서 웹툰 작가가 꿈이라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많이 놀라며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웹툰 작가가 TV에 나오고, 작품이 드라마가 되고, 영화화되는 것을 보면서도 웹툰의 위상이 참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많이 기쁘고 앞으로도 더욱 더 발전해나가길 바랍니다.

 

Q. 요즘 웹툰 작가로서 견지해야 하는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A. 결국 대중예술은 대중과의 약속입니다. 성실하게 작품에 임해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단순한 소비성의 작품보다는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작가라는 한 사람의 일생에서 완결까지 이루어낼 수 있는 작품의 편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매 작품마다 자신의 모든 것, 그 이상을 쏟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아이소포스’라는 작품의 스토리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생활툰이 아닌 장편 스토리물에 대한 생각을 꽤 오래 전부터 해왔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A. 극화를 하시는 분들은 생활툰이나 단편 에피소드물에 대한 욕심이 있고, 반대로 생활툰 작가들은 극화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생활의 참견’이라는 작품의 작가로서도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지만, 단지 그 안에서만 머물러 있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작가라는 호칭을 제 이름 앞에 단 이상, 작가로서 내 안에 숨 쉬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두 꺼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Q. 역사물인데 생활의 참견의 그림체를 유지하게 되는지, 아니면 그림체에 변화를 주게 되는지요.

A. 변화를 주고 싶지만, 워낙 그림 실력이 일천하여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그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입니다.

 


 

Q. 과거 인터뷰 때는 ‘생활의 참견’을 평생 그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팬들이 언제쯤 ‘생활의 참견’과 다시 만나게 될까요.

A. , 그러고 싶고,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약간 시간이 흐르고 시즌2를 시작하게 된다면 제 머리를 풍성하게 그려야할지, 아니면 탈모로 인한 변화까지 그려 내야할 지 매우 고민입니다. 그 전까지 제발 진정한 탈모 치료제가 발명되길 손꼽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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